오후 늦게 동래성 한바퀴 돌았습니다.
아직은 봄이지만 산책길 분위기는 완전한 초여름입니다.
북장대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광안대교가 모처럼 선명하게 보입니다.오늘은 모처럼 황령산이나 영도에가면 대마도도 잘 보일것 같은 봄철 날씨 치고는 청명합니다.
충렬사에서 출발해서 인성문 지나고 여기 북장대 올라서는데 등에 땀이 납니다.
백세계단을 내려가서 북문을 지나고 장영실 동산을 거쳐서 고분군 한바퀴 도는 마안산 코스를 돌아 동래시장 호떡집 앞을 지나서 동해선 동래 역까지 약 6km정도 걸었습니다.
같은 코스에서 서장대를 거치고 고분군을 두바퀴 돌면 7km까지 거리를 연장 하기도 하지만 이번에는 기본 코스로 걸었습니다.
아름다운 동래성을 걸어가면서 잠시 잠시 사색도 하고 지나간 역사에 대한 상념에 젖어보면 우리고장 동래의 오래된 이야기꺼리들이 많이 떠 오릅니다.
인생문을 드나들던 그 옛날 사람들이나 4대문을 지키던 나졸들의 이야기나 전생어머니를 만난 유부사의 이야기나 천민이지만 조선 최고의 과학자 장영실이 살던 동네를 생각하면서 고도 동래성을 걷습니다.
사실 부산은 근대 도시이지만 과거에는 작은 부산포 보다는 동래성이 이 지역 중심지였다는 사실을 많은 사람들이 잊고있지요.
동래에는 조선시대 부사가 통치한 곳이지만 부산포는 한갓 작은 포구였답니다.
기라성 같은 부사님들이 거쳐가며 선정을 베풀어 백성이 고단하지 않도록 보살핀 분들의 선정비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오늘도 유서깊은 동래성을 산책하며 겸허한 마음으로 건강한 노후를 염원하면서 백세계단을 지나갑니다.
백세계단을 지난 횟수만큼 산다면 수천세 누릴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나서 혼자 피식 웃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