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정산 고당봉 봄산행 후기
- 부산-경남근교산행
- 2024. 5. 10. 17:13
범어사 경내 주차장을 기점으로 북문-미륵암-고당봉-철탑 고개-내원암/청련암 입구-범어사로 원점 회귀하는 환형 코스로 봄 산행을 했습니다.
산행코스 대략 지도는 아래에 올립니다.
총 코스거리는 트랭글 기준 7.5Km입니다.
초봄이 막 지나가고 있는 4월 초순 이 시기의 산행은 계절적으로 정말 좋습니다.
늦은 봄꽃이 만발하고 초목들은 연 녹색 새순이 쫑긋쫑긋 올라오며 길가 풀숲에는 작은 야생화들이 줄지어 피고 있습니다.
날씨는 춥지도 덥지도 않고 바람은 살랑살랑 봄바람인가요?..
조금만 빠르게 걸어가면 땀이 나고 좀 오래 쉬면 서늘해지는 산행하기 정말 좋은 계절에 금정산 고당봉 산행을 즐겁게 마쳤습니다.
범어사 출발 고당봉 코스는 몇 개가 있지만 오늘 다녀온 이 코스는 짬 날 때 본인이 자주 애용하는 좋은 코스입니다.
거리도 중간에 어디를 들리느냐에 따라서 7~8km 정도로 적당합니다.
만약 컨디션이 좋을 때는 가산리 마애불상 쪽을 경유 장군봉을 찍고 오는 코스를 택하면 약 10km로 조정이 되지요.
일단 범어사를 참배하고 산행을 하기 위해 들린 경내는 벌써부터 부처님 오신 날 준비가 한창입니다.
마당이 좀 어수선 하지만 사시 예불을 보는 신도님들이 법니다 앞에 자리를 깔고 쭉 서있습니다.
대충 뒤에서 예를 갖춘 후 금강암 쪽 후문으로 산행을 시작합니다.
원효암 가는 다리 부근에서 보는 골짜기 풍경이 정말 산뜻합니다.
연녹색 가득한 나무들과 바위틈으로 흐르는 물소리 계곡의 큼직 큼직한 바위들이 보여주는 풍광은 항상 보던 것인데도 마음이 설렙니다.
모르긴 해도 산행 좋아하는 사람들은 항상 등산 초입에서 느끼는 설렘 그런 것 일 수도 있지만 초봄 산행 초입은 더욱 희망 같은 기분이 깔려서 산행이 흥분되어 마음이 고조되나 봅니다.
평일인데도 삼삼오오 산행 출발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금강암 지나서 벌써 일회용 컵들을 바위 위에 죽 늘어놓고 마실 것을 준비하는 분들이 더러 있습니다.
컵 안에는 커피가 들어갈지 하얀 국물이 들어 갈지는 모르겠고 그냥 지나칩니다.
진달래 철은 지났는데도 고도가 높아질수록 아직 여기저기 진달래 꽃이 보입니다.
연녹색 새순 사이로 하얀 산벚꽃이 여기저기 정말 멋집니다.
길가에는 오월의 산에서 예쁘기로 치면 으뜸이라는 각시붓꽃도 벌써 몇 송이 보입니다.
노란 양지꽃 자색 산제비 꽃 할 것 없이 사월의 봄꽃이 아우성치며 늘어서 있는 산길은 정말 기분 좋습니다.
북문을 지나고 금정산탐방지원센터 앞 세심정에서 물 한 모금 마신 후 곧바로 고당봉으로 가지 않고 미륵암으로 갑니다.
이 코스가 조용하고 경사도도 덜하며 거리는 조금 연장되고 미륵암 운치 있는 암자를 들릴 수도 있기 때문에 자주 이용하는 코스입니다.
미륵암 가는 길에 초입에 있는 모래주머니 하나 배낭에 넣어 가지고 갑니다.
기왕 가는 김에 불사에 쓰일 모래 한 포대 짊어지고 가는 것이지요.
내게는 운동되어서 좋고 미륵암에는 불사에 쓰일 모래가 운반되어서 좋고 종교적으로는 보시하는 마음이 생겨서 좋습니다.
나 말고도 저 앞에는 여성 산인들이 머리에 모래주머니 한 개씩이고 걸어갑니다.
대충 2,5Kg 정도의 무게로 느껴지는데 등산하면서 이런 중량의 모래포대 한 개를 들고 산을 올라가라고 시킨다면 대부분 싫어할 것입니다.
하지만 이 모래 한 포대 들고 아무도 고맙다거나 치사도 하지 않지만 미륵암 마당 한편에 놓고 나올 때는 마음과 몸이 훨씬 가벼워 짐을 느끼는 것은 나뿐만 아닐 것입니다.
미륵암에서 커피 한잔 태워 마시고 나와서 고당봉으로 오릅니다.
오늘의 등산 하이라이트는 이 구간입니다.
북적이는 일요일에도 이코스는 텅텅 비어있지요.
나 홀로 산행으로 사색을 즐긴다면 이보다 좋은 코스는 없습니다.
경치도 안보이 눈 숲길바닥은 푹신하고 고요한 길입니다.
그래도 가끔은 한 번씩 등산 스틱으로 나무를 두드려서 적막을 깨우긴 해야 합니다.
멧돼지 출몰 지역이거든요..ㅋㅋ
이 코스를 벗어나면 금방 고모당 밑에 와있게 됩니다.
고모당 앞 전망대에서 잠시 휴식한 후 정상석을 한번 바라봅니다.
꼴백번 오는 곳이니까 나야 인증사진 찍는 일은 하지 않지만 여전히 정상석 인증사진 찍는 분들이 북적거립니다.
이제 나사 계단으로 철탑 고개로 내려갑니다.
오래전에 건강이 안 좋을 때는 이 코스가 참 힘들었던 적이 있었습니다.
금정산이 건강을 찾게 해 준 것이라는 생각이 여기만 지나가면 떠오릅니다.
당시 건강이 안 좋을 때 범어사에서 철탑 고개 경유 고당봉 오르는데 4시간 걸린 적이 있었으니까 얼마나 형편없는 상태인지 알 수 있습니다.
지금이야 맘먹고 이 코스 오른다면 한 시간도 안 걸리니까 감회가 새롭지요..
철탑 고개 사거리에서 잠시 쉬면서 오늘의 중식 겸 요기를 합니다.
집에 가서 점심 먹기는 좀 때가 늦을 것 같고 해서 말라버린 억새풀 사이에 들어가서 챙겨 온 몇 가지를 꺼내 먹습니다.
사실 산에 다니면 점심식사 거리가 참 애매합니다.
멀가지고 다니느냐 하는 것은 항상 고민되는 부분이지요.
오늘처럼 잠시 하는 가까운 산행이야 별 문제없지만 원거리 큰 산행에서는 영양식 때문에 배낭 무게가 걱정되고 또 두 끼 세끼 챙기려면 메뉴가 여간 까다로운 것이 아니지요..
하여튼 파이 두 개 먹고 선식 한 컵 마시는 것으로 중식 때우고 금방 하산합니다.
지금 올라오는 분들을 자주 만나면서 범어사에 도착하고 기분 좋은 4월 초 봄 산행을 마칩니다.
산행하며 구간 구간 담은 사진을 아래에 올립니다.
범어사를 들어서면서 입구에서 일주문 지나서 들어오는 긴 길이 정말 의미 있고 멋지지만 옆으로 들어오는 설법전 뒷길로 종곽앞으로 들어서는 길 또한 멋집니다.
설법전 뒤 대나무 길로 본당 마당으로 들어섭니다.
부처님 오신 날 준비를 하고 있네요.
그러고 보니까 4월 초파일이 얼마 남지 않았군요.
대웅전 앞에는 사시예불 때문에 법당은 만원이라서 전당 앞에서 그냥 예를 올립니다.
부처님 오신 날 연등 작업이 시작됩니다.
범어사 템플스테이 가는 후문 길로 빠져나와서 등산길로 접어듭니다.
등산길 입구에서 보는 범어사 참선장 분위기.
원효암 입구에서 본격적인 등산이 시작되며 여기에 서있는 이정표입니다.
범어사 입구에서 북문까지 2.5Km이군요.
운치 있는 숲길 저 앞에 산객들이 올라갑니다.
등산로 옆에 예쁜 각시붓꽃이 피어있습니다.
저 앞에 모래포대 한 개씩이고 가는 여성 산객들입니다.
자동차가 들어갈 수 없는 미륵사 불사에 필요한 모래를 등산하는 불자 분들이 하나씩 보시하는 마음으로 가지고 가는 것입니다.
본인은 등산 배낭에 넣어 갔는데 대충 2.5Kg 정도의 무게였습니다.
두 개 가지고 가기는 좀 힘들 것 같아서 한 개만 가지고 갔는데 여성 산객들 보기에 좀 미안해지는 느낌이 들었네요..ㅎㅎ
범어사 부근 등산로에서 보는 새로운 현수막입니다.
드론으로 마구 촬영하시는 분들이 봐야 할 것 같습니다.
드론으로 촬영하시는 분들이 주로 법적으로 금지하는 것만 생각할 수 있는데 종교시설의 종사자나 사유물들도 함부로 촬영하지 말아야 하는 것은 이런 경고문이 없더라도 기본적인 매너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발행일 2021-04-16 09:50